망한 아이디어 박물관

비둘기 배달 인터넷?"1990년대에 실제로 추진된 황당한 인터넷 기술"

1m-vc 2025. 3. 14. 22:40

비둘기 배달 인터넷?"1990년대에 실제로 추진된 황당한 인터넷 기술"

 

"1990년대에 실제로 추진된 황당한 인터넷 기술"

오늘날 인터넷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지금처럼 빠르고 편리해지기까지는 수많은 실험과 도전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상천외한 시도 중 하나가 바로 비둘기를 이용한 인터넷 데이터 전송이었다. 이 황당한 아이디어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1990년대에 공식적으로 실험되었던 프로젝트였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리고 왜 이 기술은 사라졌을까?


1. 비둘기로 데이터를 전송한다고?

1990년대 초반, 인터넷이 아직 지금처럼 고속으로 발전하기 전, 많은 연구자들은 새로운 데이터 전송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당시 네트워크 속도는 매우 느렸고,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시간이 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은 기존의 통신망이 아닌 색다른 방법을 고민했고, 결국 비둘기가 그 해결책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 아이디어는 IPoAC (Internet Protocol over Avian Carriers, 조류 기반 인터넷 프로토콜) 라는 공식적인 네트워크 방식으로까지 연구되었다. IPoAC는 기본적으로 비둘기의 발에 데이터가 저장된 저장장치를 묶어 보내는 방식이다. 즉, 이메일을 전송할 때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둘기에게 USB나 디스크를 묶어서 목적지로 보내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이론적으로는 인터넷의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박한 방법으로 보였다.


2. 실제로 실험까지 진행되었다

이 기술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실험된 기술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1999년, 노르웨이의 한 컴퓨터 공학자는 실제 비둘기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1.44MB 용량의 플로피 디스크를 비둘기의 발에 묶어 보내는 방식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비둘기는 20km 떨어진 목적지까지 약 1시간 만에 도착했다. 당시 일반적인 인터넷 속도로 같은 크기의 파일을 전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교했을 때, 놀랍게도 비둘기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더 빠른 경우도 있었다!

이 실험 이후, 2009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같은 실험이 진행되었다.
한 인터넷 회사가 비둘기와 일반 광대역 인터넷 속도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비둘기가 4GB짜리 USB를 옮기는 속도가 인터넷보다 빨랐다.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터넷 환경이 열악했던 탓에, 인터넷보다 비둘기 인터넷이 더 나은 전송 방법이 된 것이다.


3. 비둘기 인터넷, 왜 실패했을까?

비둘기를 이용한 데이터 전송은 몇 가지 장점이 있었지만, 결국 실용성 부족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①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론적으로는 짧은 거리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낼 때 빠를 수도 있지만, 장거리 전송에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비둘기는 빠르면 시속 90km로 이동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동 속도일 뿐이다. 실제로 데이터가 준비되고, 비둘기가 날아가고, 도착 후 데이터를 불러오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결국 인터넷보다 훨씬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②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비둘기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날씨였다.
비가 오거나 강풍이 불 경우, 비둘기의 비행이 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컸다. 만약 중요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도중 폭풍이 불어 비둘기가 경로를 이탈하거나 사라져버린다면, 데이터 자체를 잃어버릴 위험도 존재했다.

③ 보안 문제가 있다

비둘기가 전송하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저장 장치에 담겨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비둘기를 가로채거나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암호화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훨씬 더 안전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 보안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둘기 인터넷의 필요성은 더욱 줄어들었다.

④ 확장성이 부족하다

비둘기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은 소규모 실험에서는 가능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수천, 수만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데이터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비둘기가 수백 마리씩 날아다니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4. 비둘기 인터넷이 남긴 교훈

비둘기 인터넷은 실패한 기술이지만, 이것이 시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
이 실험은 우리가 데이터 전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비둘기가 인터넷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실험 결과는 당시 인터넷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는 5G, 광케이블, 위성 인터넷 등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기상천외한 해결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5. 만약 비둘기 인터넷이 발전했다면?

만약 비둘기 인터넷이 성공했다면, 우리는 지금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세상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업들은 빠른 비둘기를 훈련해 ‘고속 비둘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 세계 데이터를 새들이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을 수도 있다.

물론,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지만, 당시 연구자들은 인터넷의 발전 가능성을 무한히 탐구하려고 했고, 덕분에 오늘날의 초고속 인터넷 기술이 탄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