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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가 소련 군함을 가졌던 이야기"펩시는 어떻게 세계 6위 해군을 보유하게 되었을까?"

1m-vc 2025. 3. 15. 05:26

펩시가 소련 군함을 가졌던 이야기"펩시는 어떻게 세계 6위 해군을 보유하게 되었을까?"

 

"펩시는 어떻게 세계 6위 해군을 보유하게 되었을까?"

펩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음료 브랜드 중 하나다.
코카콜라와 함께 세계적인 콜라 전쟁을 벌이며,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펩시가 한때 세계 6위 규모의 해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음료 회사가 어떻게 대규모 군함을 소유하게 되었을까?

이 모든 것은 냉전 시대 소련과의 거래에서 시작된 기묘한 사건이었다.


1. 냉전 시대, 콜라를 마실 수 없었던 소련

1950~1980년대는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냉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본주의 브랜드였던 코카콜라와 펩시는 소련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다.

특히, 코카콜라는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소련에서 철저히 금지되었다.
하지만 1959년, 펩시는 역사적인 기회를 맞이한다.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이 소련을 방문하면서,
펩시의 CEO인 도널드 켄달(Donald Kendall) 도 동행했다.

닉슨은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와 회담을 하던 중,
펩시를 한 잔 권했고, 흐루쇼프는 이를 마시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장면은 미국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고,
펩시는 "소련에서도 통하는 음료"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소련은 미국 달러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펩시를 수입할 방법이 없었다.


2. 펩시와 소련의 특이한 거래: 보드카와 펩시 교환

소련은 자국의 화폐 루블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펩시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1972년, 펩시는 소련과 바터(barter) 거래, 즉 물물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소련은 펩시에 스톨리치나야 보드카(Stolichnaya Vodka) 를 제공하고,
펩시는 그 대가로 펩시 콜라를 소련에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이 계약 덕분에,
펩시는 소련 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미국 브랜드가 되었다.

1980년대 들어 펩시의 인기가 높아지자,
소련은 더 많은 펩시를 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보드카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한 거래가 되지 않았다.

이때 소련이 제안한 새로운 교환 수단이 등장하게 된다.


3. 소련이 펩시에 군함을 준 이유

1989년, 소련과 펩시는 역사상 가장 기묘한 거래를 체결한다.

소련은 추가로 펩시를 더 수입하기 위해,
보드카 대신 퇴역한 군함과 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했다.

펩시는 이 거래를 통해

  • 17척의 디젤 잠수함
  • 1척의 구축함
  • 프리깃함, 순양함 등 다양한 함선을 받게 되었다.

이때 펩시가 보유한 해군 규모는
세계에서 6번째로 큰 해군력을 자랑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펩시는 이 군함들을 어떻게 했을까?


4. 펩시는 군함으로 뭘 했을까?

당연히, 펩시는 군함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 없었다.
받은 즉시, 모든 군함을 스웨덴 기업에 넘겨 해체 후 고철로 팔았다.

즉, 소련의 군함을 받고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펩시는 엄청난 이익을 얻은 것이다.

당시 펩시의 CEO였던 도널드 켄달은
미국 정부에게 "우리는 소련을 무장 해제시키고 있다!" 라는 농담까지 했다고 한다.

이 거래는 역사적으로
기업이 군함을 직접 소유한 유일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5. 펩시의 소련 시장 진출, 그러나 결국 실패

이 거래 이후,
펩시는 소련 내에서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① 소련의 붕괴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소련과의 거래는 무의미해졌다.
더 이상 군함을 교환할 수도, 루블화를 사용할 수도 없었다.

② 코카콜라의 반격

소련이 무너지자,
코카콜라는 재빠르게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여 펩시를 압박했다.
결국, 펩시는 러시아 시장에서 코카콜라에게 밀려 점유율을 빼앗기게 된다.

펩시는 한때 소련과 독점적인 관계를 맺으며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소련 붕괴 후 코카콜라에게 러시아 시장을 내어주는 결과를 맞이했다.


6. 펩시 해군 사건이 남긴 교훈

1) 기업의 유연한 사고가 중요하다

  • 펩시는 물물교환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냉전 시대에도 소련과 거래했다.
  • 단순한 음료 회사가 아니라,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기업이었다.

2) 시장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 펩시는 한때 소련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졌지만,
  • 소련 붕괴라는 변수를 예측하지 못해 코카콜라에게 밀렸다.

3) 브랜드의 상징성은 중요하다

  • 펩시는 냉전 시대에 소련과 너무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 미국 내에서 반감을 사기도 했다.
  • 결국 코카콜라보다 "자본주의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약했다.

7. 결론: 역사상 가장 기묘한 거래

펩시는 냉전 시대,
코카콜라가 들어가지 못한 소련 시장을 공략하며
역사적인 물물교환 거래를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한때 세계 6위 규모의 해군을 보유하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펩시는 러시아 시장을 코카콜라에게 빼앗겼고,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코카콜라에게 밀리는 결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전히
"기업이 군함을 소유한 유일한 사례" 로 남아 있다.

냉전 시대, 콜라 한 잔이 만들어낸 기묘한 역사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