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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아이디어 박물관

퀴비(Quibi) – 10억 달러를 투자하고도 실패한 모바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by 1m-vc 2025. 3. 27.

퀴비(Quibi) – 10억 달러를 투자하고도 실패한 모바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Quibi) – 10억 달러를 투자하고도 실패한 모바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2018년, 헐리우드 거물 제작자 **제프리 카첸버그(Jeffrey Katzenberg)**와 전 HP CEO **멕 휘트먼(Meg Whitman)**이 손잡고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했다.

그것이 바로 퀴비(Quibi).
‘퀵 바이츠(Quick Bites)’의 줄임말로,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모바일 전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기존의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와 차별화된 새로운 개념이었고,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퀴비는 2020년 4월 출시 후 단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1. 퀴비의 탄생 – ‘짧은 영상, 모바일 전용’이라는 차별화 전략

① 퀴비의 핵심 콘셉트

퀴비는 기존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1. 모바일 전용 콘텐츠
    •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는 TV와 PC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퀴비는 오직 스마트폰에서만 시청할 수 있도록 설계됨.
    • 세로 화면과 가로 화면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턴스타일 기술’(Turnstyle)**을 도입함.
  2. 10분 이하의 짧은 영상 제공
    •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긴 콘텐츠가 아니라,
      ‘10분 이내’의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제공하여
      출퇴근 시간이나 짧은 휴식 시간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기획.
  3. 헐리우드급 고품질 콘텐츠
    •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리암 니슨, 크리스토프 왈츠 등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섭외하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 짧지만 완성도 높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여
      유튜브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을 취함.

퀴비는 이런 차별화를 통해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려 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2. 퀴비의 실패 원인

① 모바일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음

퀴비는 “사람들은 짧은 영상을 좋아하니까, 고품질의 짧은 콘텐츠를 제공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은 이미 유튜브, 틱톡 같은 무료 플랫폼에서 짧은 영상을 충분히 즐기고 있었다.

  • 유튜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
  • 틱톡: 빠르고 중독성 있는 15~60초 짧은 영상
  • 넷플릭스 & 디즈니+: 장기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

결국 퀴비는 유튜브만큼 가볍지도, 넷플릭스만큼 깊이도 없는 어정쩡한 서비스가 되어버렸다.

② 구독 모델의 한계 – 사람들이 돈을 내지 않음

퀴비는 월 **4.99달러(광고 포함) / 7.99달러(광고 없음)**의 유료 구독 모델을 채택했다.

하지만 사용자는 이미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여러 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었고, 퀴비에 추가로 돈을 낼 이유가 부족했다.

  • 유튜브에는 무료 영상이 넘쳐났다.
  • 넷플릭스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제공했다.
  • 틱톡은 무료이면서도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원하는 영상을 추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가 굳이 퀴비를 구독할 이유가 없었다.

③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2020년 4월, 퀴비가 출시될 당시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다.

  •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출퇴근 시간에 볼 짧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함.
  • 대신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집에서 오랫동안 몰입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성장함.

즉, 퀴비의 핵심 타겟(이동 중 짧게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다.

④ 공유 기능 부재 – 소셜 미디어 활용 실패

틱톡이나 유튜브는 영상 공유 기능이 강력하여, 사람들끼리 콘텐츠를 쉽게 퍼뜨릴 수 있다.
그러나 퀴비는 저작권 보호 문제로 인해 영상 공유 기능을 막아두었다.

  • 유튜브, 틱톡: 영상 공유를 통해 바이럴 효과 발생
  • 퀴비: 공유 기능이 없어서 입소문이 나지 않음

결국 퀴비의 콘텐츠는 뛰어났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질 방법이 없었다.

⑤ 콘텐츠의 방향성 문제

퀴비는 헐리우드급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유튜브나 틱톡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 유튜브 → 창작자 중심, 개성 강한 영상
  • 틱톡 → 빠르고 중독성 있는 짧은 영상
  • 퀴비 → 너무 정형화된 고품질 영상

결국 퀴비는 기존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어느 쪽에도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3. 퀴비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사용자의 소비 패턴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 퀴비는 **“사람들은 짧은 영상을 좋아한다”**는 사실만 보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영상을 소비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무료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서 유료 모델을 선택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 퀴비는 유튜브, 틱톡 같은 강력한 무료 서비스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소셜 미디어와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 공유 기능이 없는 퀴비는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 반면, 틱톡과 유튜브는 강력한 알고리즘과 공유 기능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 퀴비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예측하지 못했고,
    팬데믹 상황에서 장시간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더 유리하다는 점을 간과했다.

4. 결론 – 퀴비는 왜 실패했는가?

퀴비는 야심 찬 아이디어와 거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출발했지만,
사용자의 실제 행동 패턴과 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결국 퀴비의 실패는 기술이나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적응력 부족의 문제였다.